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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일색전술, 의료진 과실 없는데…770만원 배상한 이유는

메디칼타임즈=임수민 기자고령의 환자에게 뇌동맥류 소견이 나타나자 의료진은 코일색전술을 진행했다. 수술을 마친 환자는 편마비 증상으로 우측 팔다리 마비 및 인지 능력 저하 등이 나타났다.환자 측이 의료진을 향해 손해배상을 청구했지만 의료분쟁조정중재원은 의료진의 술기상 과실이 없다고 판단했다.하지만 이 사건과 관련해 수술을 집도한 의료진은 770만원 상당의 손해를 입어야 했다. 무슨 일이 있었을까?2022년 4월 중순 70대 환자 A씨는 어지럼증 등을 느끼고 인근 병원을 방문한다. 뇌 MRA 검사상 뇌동맥류 소견이 나타나자 B상급종합병원으로 의뢰돼 신경과 및 신경외과 외래 검사를 진행한다.4월 말 검사결과 전교통동맥 부위 미파열성 뇌동맥류 5.77×3.67mm, neck 3.43mm가 관찰되자, A씨는 B병원에 입원해 뇌혈관 조영술을 받고 퇴원한다.5월 중순이 되자 A씨는 B병원에 재차 입원해 오전 8시 45분부터 11시 25분까지 전신마취하 코일색전술을 받는다.당시 수술 도중 동측 전대뇌동맥 전체 폐색(ipsilateral ACA was total occluded)이 발견됐다.A씨는 수술 후 중환자실에 입실해 항혈전제 투여를 받았으나, 의식이 혼미하고 우측 편마비 증상 등이 나타나 당일 오후 4시 53분경 뇌 MRI 검사를 받았다. 검사결과 좌측 뇌경색 소견이 확인됐다.A씨는 항혈전제 투약과 혈압조절 등 집중치료를 받고 수술 8일 차 일반병실로 옮겨졌다. 이후 계속해서 B병원에 입원해 보존적 치료 및 재활 치료 등을 받았다.8월 말 우측 어깨 통증이 나타나자 주사 치료, 우측 어깨 MRI 촬영, 재활의학과 협진 등을 받고 9월 중순 퇴원했다.A씨는 현재까지 거동 어려움을 비롯한 인지 및 언어기능 저하 등 일상생활에 지장이 나타나, 인근 다른 병원에서 재활치료와 언어치료 등 병동 치료를 이어가고 있다.고령의 환자에게 뇌동맥류 소견이 나타나자 의료진은 코일색전술을 진행했다. 수술을 마친 환자는 편마비 증상으로 우측 팔다리 마비 및 인지 능력 저하 등이 나타났다.이에 환자 측은 B병원 의료진이 코일색전술 과정에서 스텐트를 삽입하지 않은 과실로 코일이 탈출했고, 그로 인해 혈관이 폐색돼 우측 팔다리 마비 및 인지 능력 저하가 나타났다고 주장하며 손해배상을 청구했다.또한 환자 측은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는 가능성에 대해 의료진이 사전 설명을 충분히 제공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의료진은 A씨의 뇌동맥류 크기가 장축 5.77mm로 치료가 필요한 상태였고, 스텐트 삽입이 필요한 경우로 판단되지 않아 코일색전술만 시행했다고 반박하며, 적절한 술기였음을 주장했다.불가항력적으로 코일이 모동맥쪽으로 이탈돼 좌측 대뇌동맥 혈류가 폐색되는 상황이 발생했다는 것이다.의료진은 이를 해결하고자 항혈전제와 와이어를 통해 개통을 시도했으나 혈관 파열 등을 초래할 수 있어 무리하게 시도하지 않고, 중대뇌동맥을 통한 우회 혈류를 확인하고 수술을 종료했다.설명의무 위반과도 관련해, 환자실 입실 후 위 상황 및 A씨 경과에 대해 보호자에게 설명했다고 해명했다.■ "환자 의식 상태 명료한데 자녀에게만 수술 설명…자기결정권 침해"의료분쟁조정중재원은 A씨에 대한 코일색전술 및 수술 후 치료과정에서 의료진의 과실이 없다고 판단했다.중재원은 "미파열 동맥류의 코일색전술 과정에서 코일의 이동으로 모동맥이 막힌 것으로 보인다"며 "재관류를 시도했지만 혈류가 회복되지 않았고, 중대뇌동맥을 통해 일부 혈류가 흘러들어옴을 확인하고 수술을 종료한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이어 "스텐트 사용 여부를 포함한 수술 재료의 선택은 의사 전문 재량권의 영역을 스텐트를 사용하지 않았다고 해서 부적절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또한 수술 중 동맥류 내에 위치했던 코일이 이동해 정상 모동맥이 막히게 됐을 때, 의료진이 와이어를 통한 재관류를 시도하고 항혈전제를 투여한 것은 적절한 조치라고 평가했다.중재원은 "의료진은 수술 후 뇌경색 발생에 따른 우측 편마비와 언어 장애, 인지 기능 저하에 대해 적절한 경과관찰 및 약물치료, 재활 치료를 시행했다"며 "A씨와 관련된 진단, 검사, 수술, 처치 등에 의료진 과실이 있다고 인정할 만한 자료는 충분하지 않다"고 강조했다.하지만 설명의무 위반이 B병원 의료진 발목을 잡았다.일반적으로 의사는 환자에게 수술 등 침습을 가하는 과정 및 그 후에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 등에 대해 환자나 법정대리인 등에게 충분히 설명하고 동의를 얻어야 한다.환자가 성인으로서의 판단능력을 갖추고 있는 이상, 환자가 아닌 친족 등 보호자의 승낙만 받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B병원 의료진은 A씨 상태를 고려해 환자의 가족들에게 혈관 내 동맥류 색전술 동의서 서식을 통해 환자 상태, 수술의 목적, 방법, 장단점, 예상 가능한 합병증 등에 대해 설명했다.하지만 중재원은 수술을 받을 당시 A씨의 의식 상태가 명료했기 때문에 환자 본인에게 시술에 대해 설명해야 했다고 판단했다.중재원은 "환자 본인이 수술의 필요성과 위험성을 충분히 비교하고 의료행위를 받을 것인지 여부를 선택해야 하는데 B병원 의료진은 A씨 자녀에게만 서명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며 "A씨의 자기결정권 침해가 인정된다"고 밝혔다.중재원은 A씨가 B병원에서 치료받으며 발생한 진료비 1144만원 중 773만원의 지급 채무를 면제하고, 서로 향후 이 사건과 관련해 일체 이의 제기를 하지 않는 것으로 합의할 것을 권유했고 양측 모두 받아들였다.의료관계자들은 고의성이 없음에도 치료 및 수술 과정에서 의료진 책임을 쉽게 인정하는 것은 필수의료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의료진 책임 쉽게 인정…필수의료 위축 불가피"코일색전술과 관련해 의료진의 설명의무 위반이 인정돼 의사에게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는 판결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지난 2023년 서울중앙지방법원 제18민사부(재판장 박준민)는 코일색전술을 받은 환자의 유가족이 병원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도, 의료진 과실은 없지만 설명의무 위반을 인정하며 환자에게 1000만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수술동의서 등을 살펴보면 진단명 및 수술법, 부작용 등에 대한 설명은 인정되지만, 뇌동맥류 자연 경과 및 치료하지 않았을 경우 예후, A씨 뇌동맥류 위치로 볼 때 수술 중 파열이 발생할 위험성이 높고 사망에 이를 수 있다는 점 등에 대해 충분히 설명했다고 인정할 수 없다는 판단이다.의료관계자들은 고의성이 없음에도 치료 및 수술 과정에서 의료진 책임을 쉽게 인정하는 것은 필수의료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나 고강도, 고난이도로 지금도 지원자가 적은 뇌 분야는 더더욱 그렇다.의료법학회 관계자 A씨는 "뇌졸중 등은 골든타임이 매우 중요한 질병으로 서울대형병원에서 간호사가 뇌출혈로 쓰러졌지만 제때 치료받지 못 해 숨진 안타까운 일도 있었다"며 "필수의료 중 필수의료 분야라고 할 수 있는데 이와 관련해 의료진 과실 책임이 인정됐다는 기사가 빈번히 나온다면 당연히 해당 과는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이어 "특히 수술과 그 후 처치에 대해 아무런 과실이 없다고 인정받았음에도 설명의무나 서류작성의 미진함 등을 이유로 1000만원 배상 책임을 인정한 것은 의사에게 가혹한 면이 있다고 보인다"며 "코일색전술이 환자에게 적절한 수술이었고 수술 과정에 의사가 최선을 다해 과실이 없다면 의사에게도 면책이 적용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2024-04-16 05:30:00정책

아밀로이드β 여전히 치매 바이오마커…18년 전부터 '전조'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다양한 제약사들이 아밀로이드 베타(Aβ)를 알츠하이머병의 발생 원인으로 지목, 이를 타겟으로 한 치매 신약 개발에 나선 가운데 아밀로이드 베타 가설을 뒷받침하는 연구 결과가 공개됐다.알츠하이머병이 발병한 그룹을 추적 관찰한 결과 최대 18년 전부터 아밀로이드 베타 축적 수치가 달라지기 시작했고 Aβ42/Aβ40 비율 역시 14년 전부터 이상 조짐을 보이는 등 Aβ로부터 전조 증상이 나타났다.아밀로이드 베타 가설을 뒷받침하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공개됐다.중국 쉬안우 병원 신경과 지안핑 지아 등 연구진이 진행한 알츠하이머병 이전 20년간 바이오마커 변화 연구 결과가 국제학술지 NEJM에 22일 게재됐다(DOI: 10.1056/NEJMoa2310168).'Aβ 가설'은 뇌 속에서 생성되는 단백질 덩어리인 아밀로이드 베타가 과도하게 축적될 경우 신경 독으로 작용해 뇌의 인지 기능을 떨어뜨리고 알츠하이머병으로까지 발전하게 된다는 이론이다.문제는 해당 가설을 기반으로 다양한 신약들이 개발됐지만 효과 입증에 실패하면서 가설의 유효성에 대한 논란을 불러왔다는 점.반면 이번에 공개된 연구는 20년에 걸친 장기간의 추적 관찰을 통해 Aβ의 변화가 증상의 발현 전부터 이미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연구진은 2000년 1월부터 2020년 12월까지 중국 인지 및 노화 연구에 등록된 정상 인지 참가자를 대상으로 알츠하이머병 바이오마커에 대한 환자-대조군 연구를 수행했다.참가자 중 일부는 2년에서 3년 간격으로 뇌척수액(CSF), 인지 평가 및 뇌 영상 검사를 받았다.알츠하이머병이 발병한 총 648명의 참가자를 대상으로 인지 능력이 정상인 648명의 참가자와 일치시켜 두 그룹에서 CSF 생화학적 마커 농도와 인지검사, 영상검사의 시간적 궤적을 분석했다.그 결과 알츠하이머병 그룹의 CSF 및 영상 바이오마커는 진단 정상인 그룹의 것과 차이가 나타났다.Aβ42의 경우 18년,  Aβ42/40의 비율은 14년, 인산화된 타우 181은 11년, 총 타우는 10년, 해마 부피는 8년, 인지기능 저하는 6년까지 실제 증상 발현 전부터 바이오마커의 변화가 먼저 발현됐다.연구진은 "중국 참가자를 대상으로 한 이번 연구에서 알츠하이머병의 임상 진단 이전 20년부터 CSF 바이오마커 상 변화가 관찰됐다"며 "이들은 인지적으로 정상 상태를 유지한 참가자 그룹과 시간이 경과하며 수치가 달라졌다"고 결론내렸다.
2024-02-26 12:06:08학술

비만 수술 뇌기능도 개선...인지 능력·염증수치 변화 확인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비만 수술로 인한 체중 감소가 뇌 구조 및 기능에 장기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수술 2년 후에도 인지 기능, 염증성 바이오마커, 동반 질환, 신체 활동 및 우울 증상이 개선됐고 영상 이미지에서도 측두엽 구조와 기능의 변화가 관찰됐다.네덜란드 라드보드 알츠하이머 센터(Radboud Alzheimer Center) 엠마 커스터즈 등 연구진이 진행한 비만 수술에 따른 장기적인 뇌 구조와 인지 능력의 변화 연구 결과가 국제학술지 JAMA Network에 9일 게재됐다(doi:10.1001/jamanetworkopen.2023.55380).루와이 위우회술을 받은 참가자 42.9%에서 전반적인 인지 능력의 20% 상승이 관찰됐다.비만은 주요 건강 문제이며 제2형 당뇨병 및 고혈압과 같은 질환 및 합병증을 유발하고 뇌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특히 비만은 인지기능 장애와 구조적인 뇌 변화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비만인은 마른 사람 대비 치매 발병 위험이 60%에서 최대 90%까지 증가한다.연구진은 뇌에 미칠 수 있는 잠재적인 결과를 줄이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체중 감량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비만 수술로 인한 체중 감량이 실제 뇌 기능 및 구조 개선을 이끌어내는지 확인하는 코호트 분석에 착수했다.루와이 위우회술(Roux-en-Y gastric bypass)이 가능한 35~55세의 중증 비만 참가자를 2018년 9월부터 2020년 12월 사이에 모집해 수술 전과 수술 후 6개월 및 24개월에 걸쳐 임상 데이터를 수집했다.주요 결과는 체중, BMI, 허리둘레, 혈압, 약물 사용, 인지 수행 능력(z-score의 20% 변화), 뇌 부피, 피질 두께, 뇌 혈류(CBF) 및 공간 변동 계수(sCOV) 변화로 설정했다.2차 결과는 사이토카인, 아디포카인, 우울 증상(Beck Depression Inventory) 및 신체 활동(Baecke Questionnaire)으로 측정했다.총 133명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비만 수술 후 24개월에 52명(42.9%)의 참가자에서 전반적인 인지 능력이 최소 20% 더 높았다.기준선과 비교해 24개월에 염증 바이오마커인 고감도 C 반응성 단백질 수치는 4.77 μg/mL 대 0.80 μg/mL로 감소했다.이어 항고혈압제 사용 환자 수가 감소(48명 대 22명)했고, 우울 증상의 감소(9.0 대 3.0), 더 큰 신체 활동(7.64 대 8.19)이 관찰됐다.영상 이미지에서도 이를 뒷받침하는 구조적인 변화가 나타났다.비만 수술 이후 해마와 백질 용적은 안정적으로 유지됐고 측두피질은 더 큰 두께(2.724 mm 대 2.761 mm) 및 더 낮은 sCOV(4.41% 대 3.97%)를 나타냈다.엠마 커스터즈 교수는 "이러한 결과는 비만 수술 후 2년 이상 건강상의 이점과 관련이 있음을 시사한다"며 "비만 수술은 인지 및 일반 건강 개선과 관련이 있으며 혈관 효율성과 측두피질의 피질 두께를 변화시켜 비만 및 치매 환자의 치료 옵션으로 고려할 수 있다"고 결론내렸다.
2024-02-21 11:56:25학술

한국인 등 아시아인 교육 성취 유전 연관성 입증

메디칼타임즈=이지현 기자개인의 교육적 성취에 영향을 줄 만한 유전적 연결고리를 확인한 연구가 국내에서도 나왔다.삼성서울병원·성균관대학교 삼성융합의과학원 원홍희 교수, 김재영 연구원(제1 저자), 분당서울대학교병원 명우재 교수 연구팀은 대만 연구팀과의 국제 협력을 통해 교육 성취 유전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8일 밝혔다.이번 연구는 '네이처 휴먼 비헤이비어(Nature Human Behaviour, IF 29.9)' 최근호에 게재됐다.교육적 성취는 인지 능력을 반영해 일생 동안 얼마나 교육 받았는지를 뜻한다. 보통 최종 학력으로 측정되며, 환경과 유전 요소가 복합적으로 영향을 준다.유전의 영향을 확인하기 위한 연구들이 주로 서양인을 대상으로 진행돼 왔는데, 한국인을 비롯한 다른 인구집단에 적용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연구팀은 한국과 대만의 바이오뱅크 17만 6400명의 샘플을 분석해 동아시아인의 교육적 성취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적 요인을 밝히려 전장유전체연관성분석연구(genome-wide association study, GWAS)를 실시했다.동아시아인의 교육적 성취와 유전과의 연관성을 수십만명의 대규모로 분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연구팀에 따르면 동아시아인의 GWAS 분석에서도 유럽의 선행 연구와 마찬가지로 교육성취도와 유전의 상관관계가 확인됐다. 유럽인에서 나타나는 교육적 성취와 관련 있는 유전적 구조와 배경, 효과 등이 동아시아인에서도 상당 부분 일치했다는 설명이다.이번 연구에서 102곳에 달하는 교육적 성취와 관련 깊은 유전자 위치가 밝혀졌다.다만 본 연구 결과는 개인의 교육적 성취를 예측하는 용도로 활용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교육적 성취에는 사회·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연구팀은 "유전 변이를 이용해 개인의 교육적 성취를 예측하는 것은 가능하지 않다. 이들 변이가 설명하는 교육적 성취에 대한 유전력이 제한적"이라며 "교육적 성취와 연관된 유전변이들은 전체 교육적 성취의 차이를 10% 수준에서 설명할 수 있다"고 밝혔다.연구팀은 이보다 한국인의 특성을 보다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는 데 무게중심을 뒀다. 유전 연구 역량이 선진국 수준으로 올라오면서 국제 학술지를 통해 조명 받는 동시에 한국인을 대상으로 질병 치료 등 다양한 분야로 가지를 뻗어 나갈 기회를 얻었기 때문이다.명우재 교수는 "동아시아인에서 교육적 성취에 대한 유전적 구조를 이해하고 인종 간 공유되는 유전적 특성이 많다는 점을 밝혔다는 데 의의가 더 크다"며 "이 연구 결과를 통해 교육수준이 치매나 정신장애 등 다양한 질환들과 어떤 연관을 가지고 있는지 연구가 가능하고, 이를 통해 질병의 예방과 치료 방법을 밝히는데 중요한 자료로 쓰일 수 있다"고 말했다.이 밖에 연구팀은 새로운 유전 연구의 다양성을 강조할 근거도 추가했다고 덧붙였다.연구팀이 GWAS에서 식별된 유전 변이들 중 실제로 교육적 성취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은 인과적 유전 변이를 식별하는 과정에서 단일 인구 집단 결과를 활용했을 때보다 두 인구 집단의 결과를 모두 고려했을 때 분석의 정확성이 더 높았다.또한 교육적 성취와 관련된 다수의 유전 변이를 종합하여 개인의 특성을 예측하는 다중유전자점수(polygenic score) 분석에서도 인구 다양성을 고려했을 때 그 성능이 향상된다는 것을 입증했다고 전했다.원홍희 교수는 "국제 협력을 통해 미흡했던 동아시아인을 대상으로 유전 연구를 최대 규모로 수행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면서 "향후 다양한 인구를 기반으로 한 유전 연구를 촉진하며, 교육적 성취와 유전적 상호작용에 대한 보다 포괄적인 이해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한편, 이번 연구는 국제 공동 연구의 결실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기초연구사업의 중견연구 지원사업, 신진연구지원사업, 신진중견연계사업, 보건복지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추진하는 치매극복연구개발사업, 삼성서울병원 지원으로 진행됐다.
2024-01-08 17:38:00병·의원

아스트라제네카 신경섬유종증 치료제 '코셀루고' 급여 적용

메디칼타임즈=문성호 기자한국아스트라제네카는 희귀질환 치료제 코셀루고(셀루메티닙)가 1월 1일부터 총상신경섬유종(PN, Plexiform Neurofibroma)을 동반한 신경섬유종증 1형의 만 3세 이상 만 18세 이하 소아환자 치료에 건강보험급여를 적용 받는다고 2일 밝혔다.한국아스트라제네카 신경섬유종증 1형 치료제 코셀루고 캡슐 제품사진.보건복지부의 고시에 따르면, 코셀루고 캡슐(10mg, 25mg)은 수술이 불가능한 총상신경섬유종을 동반한 신경섬유종증 1형의 만 3세 이상 만 18세 이하 소아 환자가 주요 대상이다.구체적으로 해당 병변이 ▲머리, 목 주변에 위치해 기도 장애나 혈관 손상의 위험이 있는 경우 ▲주요 신경 주변 혹은 신경 자체에 발생해 신경 압박 및 기능 장애가 있는 경우 ▲중요한 혈관부위 또는 장기를 감싸고 있어 심부 주요 기관의 기능 장애가 있는 경우 급여가 가능하다.또한 ▲현저한 외형 변화를 유발해 운동기능 또는 감각기능 이상이 있는 경우 ▲신경병증성 통증치료제를 복용함에도 심한 통증이 있어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는 경우 ▲이에 준하는 상태로 약제 투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중 하나에 해당하는 환자를 대상으로 보험급여가 인정된다.코셀루고 투여 시작 시점(투여 전 4주 이내)과 투여 후 매 6개월마다 3차원 자기공명영상진단(3D MRI volumetric analysis)을 통해 반응평가를 실시해 투여 유지 여부를 평가받는다. 투여대상 조건에 해당하는 표적병변의 부피가 기저치 대상 20% 이상 감소한 경우 지속 투여를 인정한다.서울아산병원 의학유전학센터 소아내분비대사과 이범희 교수는 "총상신경섬유종을 동반한 신경섬유종증 1형은 극심한 통증, 시력 저하, 척추 측만 등의 증상이 동반되며, 생명에 직접적인 위협이 되는 악성으로 진행될 수도 있는 심각한 질환"이라며 "이러한 증상은 이르면 영유아기부터 나타나 연령이 높아질수록 심화돼 가능한 빠른 치료 개입이 필수적이다. 이번 급여를 통해 앞으로 소아 환자들의 생명 연장과 삶의 질 향상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한국아스트라제네카 희귀질환 사업부 총괄 김철웅 전무는 "이번 코셀루고의 급여로 그 동안 대증 요법 및 수술 외에 치료 옵션이 부재했던 국내 신경섬유종증 1형 소아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전달할 수 있게 되어 상당히 기쁘다"고 말했다.한편, 신경섬유종증 1형 환자의 20~50%가 겪는 총상신경섬유종은 신체 기형이나 시력, 청력, 인지 능력의 손상을 유발한다. 코셀루고는 증상이 있으며 수술이 불가능한 총상신경섬유종을 동반한 신경섬유종증 1형의 치료로 2021년 5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된 국내 최초이자 유일한 치료제다.
2024-01-02 18:01:22제약·바이오

'SNS 유해설' 진짜였다…아동 정신건강에 직접적 악영향

메디칼타임즈=이인복 기자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예능 프로그램 등이 아동 정신건강에 실제로 큰 악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특히 이러한 영향은 총 사용 시간에 비례해 나타났으며 교육 프로그램을 보는 경우 이를 완화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소셜미디어에 대한 노출이 아동의 정신건강에 악영향을 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현지시각으로 4일 미국의사협회지(JAMA)에는 미디어 컨텐츠 유형에 따라 아동의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대규모 연구 결과가 게재됐다(10.1001/jamapediatrics.2023.5220).현재 다양한 미디어 컨텐츠의 증가와 SNS, 손쉽게 이를 시청할 수 있는 포터블 기기 등의 발달이 영유아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한 경각심은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는 상태다.태플릿 PC나 휴대전화 등을 통해 공간에 대한 제약없이 쉽게 이를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노출 시간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기 때문.특히 과거 TV프로그램 등으로 채널이 한정적이었던데 반해 유튜브 등 다양한 플랫폼들이 생겨나면서 유해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중국 상해교통대 왕 하이와(Haiwa Wang) 박사가 이끄는 연구진이 이에 대한 대규모 연구를 진행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실제 이러한 채널의 증가와 시청 시간이 아동의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기 위해서다.이에 따라 연구진은 만 3세에서 6세까지의 아동 1만 5965명을 대상으로 다양한 컨텐츠 유형과 시간에 따라 정신건강 사이의 연관성을 분석했다.그 결과 아이들은 나이가 더 들수록 콘텐츠 소비 시간이 점차적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3세 아이들은 일일 총 시청 시간이 평균 2.64시간에 불과했지만 5세가 되자 하루 평균 3.38시간으로 늘어난 것. 특히 이러한 시간의 증가에는 소셜 미디어 노출 비율이 큰 영향을 미쳤다.소셜 미디어 노출 및 시간이 3세 이전에는 1.5%에 불과했지만 5세가 됐을때는 27.1%로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그렇다면 이러한 컨텐츠 노출은 실제 아동들의 정신건강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을까. 결과적으로 매우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왔다.다른 요인들을 모두 보정해도 소셜 미디어 등에 노출됐을 경우 정신건강 문제 위험이 2.82배나 높아졌기 때문이다.이는 시간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었다. 하루에 4시간을 초과해 이러한 컨텐츠에 노출됐을 경우 정신건강 문제 위험이 1.34배가 높아졌다.반면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 프로그램은 이러한 악영향을 완화시키고 있었다. 총 시청 시간에서 교육 프로그램에 대한 비율이 높을 수록 정신건강 문제 위험은 27%가 낮아졌다.왕 하이와 박사는 "현재 대다수 부모가 초기 인지 능력과 언어 발달에 도움이 된다는 잘못된 믿음으로 다양한 미디어 컨텐츠에 아이들을 노출시키고 있다"며 "또한 육아의 편리함을 위해 흥미 있는 컨텐츠에 노출시키며 디지털 베이비시트러 활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이어 그는 "하지만 이러한 미디어에 대한 노출은 인지 능력에 매우 좋지 않은 작용을 하며 감정 조절 등에도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증명됐다"며 "의료진 등과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매우 제한적 수단으로 이를 활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2023-12-05 12:07:07의료기기·AI

안구 추적 통해 12분 만에 자폐 진단…패러다임 전환 예고

메디칼타임즈=이인복 기자초당 120회의 안구 데이터를 수집해 12분만에 자폐를 매우 정확하게 진단하는 기술이 나와 주목된다.자폐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였던 지연 진단 문제를 획기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기반이 되기 때문이다. 특히 이 기술이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고 임상에 투입된다는 점에서 과연 조기 진단에 얼마나 효과를 거둘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시청각 장치를 통해 안구 데이터를 수집해 12분만에 자폐를 진단하는 기술이 나왔다(사진=마커스 자폐증 센터 제공).6일 의료산업계에 따르면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마커스 자폐증 센터(Marcus Autism Center)가 개발한 최초의 바이오마커 기반 안구 추적 진단 기술 얼리포인트(EarliPoint)를 허가한 것으로 확인됐다.이 기술은 16개월에서 30개월 사이의 소아 자폐를 진단하는 기술로 빠르게 환아의 안구 데이터를 수집해 클라우드로 전송, 빅데이터를 분석해 자폐 여부를 알려주는 것이 핵심이다.자폐의 지연 진단 문제는 미국을 포함해 세계 각국에서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부분 중 하나다.24개월 미만의 소아는 말과 행동 발달이 느린 만큼 자폐를 의심할 만한 지표를 발견하는 것이 쉽지 않은 이유다.또한 만약 부모다 일차 진료 의사들이 자폐를 의심해도 이를 명확히 진단할 수 있는 전문가가 부족해 진료 예약 등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점에서 진단이 지연되는 문제가 있었다.실제로 미국에서 이뤄진 연구를 보면 미국 소아 36명 중 1명이 자폐를 앓고 있지만 대부분이 전문가 수의 부족과 접근의 어려움 등으로 평균 5세까지 진단이 지연되고 있는 상태다(10.15585/mmwr.ss6503a1).마커스 자폐증 센터 의료진이 이에 대한 진단 도구와 기술 개발에 나선 것도 이러한 배경 때문이다. 전문가의 개입없이 자폐를 빠르게 진단할 수 있다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서다.이에 따라 연구진은 초당 120회 환아의 안구 추적 데이터를 수집해 클라우드 서버에 전송, 일반적인 발달 양상을 보이는 소아와 비교 분석을 진행하는 기술을 개발했다.어린이의 순간 행동을 수집해 클라우드 서버에 저장된 수천가지 지표를 비교 분석해 자폐를 진단하는 방식. 이 모든 과정에 걸리는 시간은 12분에 불과하다.그렇다면 이번에 FDA 승인을 받은 얼리포인트는 과연 얼마나 자폐를 빠르고 정확하게 잡아낼 수 있을까.이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는 연구가 현지시각으로 5일 미국의사협회지(JAMA)를 통해 공개됐다.이 연구는 16개월에서 30개월 자폐 의심 환아 1089명을 대상으로 전향적 이중 맹검 대조 임상을 통해 얼리포인트의 유효성을 입증하기 위해 진행됐다.연구 결과 이 기술의 곡선 아래 면적(AUC)는 0.90에 달했다. 곡선 아래 면적이 1에 가까울 수록 더욱 정확하다는 것을 의미한다.통계적으로도 정확도는 우수했다. 민감도는 81.9%를 기록했으며 특이도는 89.9%였다. 또한 언어 능력과 비언어적 인지 능력에 대한 참조 표준 평가 차이는 95%에 달했다.적어도 10명 중 9명은 12분만에 자폐를 잡아낼 수 있다는 의미가 된다.연구진은 이 기술이 자폐의 지연 진단으로 인한 의학적, 사회적 손실을 최소화하고 조기 진단을 통한 대처를 도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연구를 주도한 마커스 자폐증 센터 아미 클린(Ami Klin) 박사는 "자폐의 지연 진단 문제는 이미 사회적 문제로까지 번져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러한 가운데 전문가의 개입없이도 빠르게 자폐를 조기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이 나왔다는 점에서 공중보건 문제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내다봤다.이어 그는 "특히 얼리포인트는 매우 작고 휴대 가능하다는 점에서 일차 의료기관에서 충분히 활용할 수 있어 접근성이 매우 뛰어나다"며 "소아 자폐 진단과 조기 치료에 획기적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2023-09-07 05:30:00의료기기·AI

변비-인지력 연관있다…마이크로바이옴 가설 부상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장내 미생물이 자폐증, 치매 등 인지 기능 변화에 영향을 미친다는 가설이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이를 뒷받침하는 연구가 축적되고 있다.최근 설사약 오용이 장내 미생물의 균총을 해쳐 치매 위험도를 높인다는 연구에 이어 이번엔 만성 변비가 인지기능 저하를 불러온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자료사진현지시간 19일 암스테담에서 개최된 알츠하이머협회 국제회의(AAIC 2023)에서 만성 변비가 주관적 인지 저하의 위험을 최대 73%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공개됐다.전 세계 성인 인구의 약 16%가 변비를 경험하는 것으로 보고된다. 특히 운동 부족, 식이섬유 부족 등 요인뿐 아니라 고령화에 따른 소화 기능의 저하로 노인들 사이에서 변비 문제는 더 흔하다.만성 변비는 염증뿐 아니라 불안과 우울증과 같은 정신질환과 관련이 있다는 점에서 미국 매사추세츠 애머스트캠퍼스 차오란 마(Chaoran Ma) 등 연구진은 간호사 건강 연구, 간호사 건강 연구 II 및 건강 전문가 후속 연구에 등록된 11만 2000여명의 데이터를 코호트 분석, 변비가 인지기능 변화에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했다.2012년부터 2013년까지 참가자들의 배변 빈도,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인지기능 자체 평가, 2014년부터 2018년까지 일부 참가자들의 객관적으로 측정된 인지기능 세부사항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배변 주기와 인지 변화의 뚜렷한 상관성이 나타났다.하루 한번 배변하는 사람 대비 3일 또는 그 이상 주기로 배변하는 사람들은 인지 노화가 3년 더 진행된 것과 맞먹는 인지 능력 저하를 나타냈다.하루에 두번 이상 배변하는 사람들 역시 위험이 증가했지만 만성 변비 대비 상대적으로 위험도 상승은 제한적이었다.이와 관련 연구진은 "이번 연구는 배변 빈도와 인지 기능의 상관성을 조사, 최초의 증거를 제공했다"며 "뇌는 혈류에서 일어나는 일로부터 완전히 독립돼 있지 않고 이 부분에 미생물이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결론내렸다.AAIC 2023에선 이와 유사한 연구가 추가 공개됐다.140명의 중년 성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신경보호 장박테리아로 일컬어지는 부티릭코커스와 루미노코커스의 수치가 낮을 경우 알츠하이머병 바이오마커의 수치가 높아진 것과 관련이 있었다.이어 성인 1000명 이상을 대상으로 인지 능력이 좋지 않은 사람들을 추려 미생물 균형을 살핀 결과 비정상적으로 높은 양의 알리스티페스와 슈도부티프리브리오가 발견됐다.
2023-07-20 12:07:30학술

당뇨병·무치악 인지력에 치명적…65~74세 '취약'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치아가 모두 상실된 무치악 상태 및 당뇨병이 노인의 인지력 저하를 가속화하고, 특히 65~74세에서 가장 영향력이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미국 뉴욕대 로리 마이어스 간호대 소속 비우(B. Wu) 등 연구진이 진행한 당뇨병·치아 손실과 인지 기능 저하의 연관성 연구 결과가 12일 국제학술지 SAGE 저널에 게재됐다(doi.org/10.1177/00220345231155825).당뇨병은 치매 발병의 위험 요소이며 치아가 다 상실된 무치악 역시 인지 장애 및 치매와 관련이 있다는 증거가 축적됐지만 이 둘의 동시 발생에 대한 영향 연구는 제한적이다.자료사진연구진은 당뇨병과 무치악의 동시 발생이 인지 기능 저하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기 위해 2006년부터 2018년까지의 미국 건강은퇴연구(Health and Retirement Study, HRS) 데이터를 12년간 추적 관찰했다. HRS는 2년마다 인구 통계, 경제, 직장, 가족, 건강 행동 및 건강 상태에 대한 정보를 직접 수집 혹은 전화로 수집한다.65~74세 노인 5440명, 75~84세 노인 3300명, 85세 이상 노인 1208명까지 총 9948명에 대한 인지 기능은 HRS의 전화 인터뷰(TICS-m)를 사용해 격년으로 평가했다.총 35점(높을 수록 인지 능력 우수)으로 구성된 HRS TICS-m은 언어 기억력, 방향성, 실행 기능 및 주의력을 평가하기 위해 ▲즉각적이거나 지연된 단어 기억(0~20점) ▲연속으로 숫자 7 빼기(0~5점) ▲20부터 거꾸로 세기(0~2점) ▲물건 이름 짓기, 회장 및 부회장 이름 짓기(0-8점) 등의 평가 요소를 활용한다.65~74세, 75~84세, 85세 이상에서 당뇨병과 무치악이 모두 있는 비율은 각각 6.0%, 6.7%, 5.0%였으며 둘 다 없는 비율은 각각 63.5%, 60.4%, 58.3%였다.분석 결과 65~74세 노인의 인지 점수가 가장 높았고(23.07 ± 0.07), 85세 이상 노인은 18.53 ± 0.17로 가장 낮았지만 질환 유무, 동반 유무에 따라 인지 기능 저하 폭은 달라졌다.65~74세 아무 질환이 없는 노인에 비해 당뇨병만 있는 경우 0.28점, 무치악만 있는 경우 0.61점, 두 질환을 모두 가진 경우 1.12점의 평균 인지 점수 하락이 관찰됐다.75~84세 아무 질환이 없는 노인에 비해 당뇨병만 있는 경우 0.53점, 당뇨병과 무치악이 함께한 경우 1.35점의 인지 점수 하락이 관찰된 반면 85세 이상 노인의 경우 변수에 따른 인지 점수의 변화가 적었다.특히 건강한 노인 대비 65~74세에서 당뇨병, 무치악에 따른 인지 기능 저하가 가속화됐다. 당뇨병과 무치악은 65~74세 사이의 성인에 대해서만 인지 기능에 유의미한 상호 작용 효과가 있었고 다른 연령대 노인에게는 그렇지 않았다.연구진은 "이번 코호트는 당뇨병과 무치악의 동시 발생과 인지 기능 저하의 연관성을 조사한 첫 번째 연구"라며 "당뇨병과 무치악의 동시 발생은 특히 65~74세의 인지 기능 저하에 더 나쁜 영향을 끼쳤다"고 결론내렸다.
2023-03-23 11:53:30학술

치매 발병은 유전? "지중해 식단·권장 식습관 영향 없어"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치매 발병에 식습관이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파킨슨병, 알츠하이머 예방에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졌던 견과류, 올리브오일 등의 지중해식단 역시 치매 예방에 아무런 효과가 없었다.스웨덴 룬드의대 이자벨 글랜스(Isabelle Glans) 등 연구진이 진행한 식습관과 치매 발병률의 연관성 연구 결과가 국제학술지 Neurology에 12일 게재됐다(doi.org/10.1212/WNL.0000000000201336).고령화에 따라 치매 발병률은 향후 30년 동안 3배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치매 인구 급증에 대비해 많은 연구자들이 치매 발병에 영향을 미치는 위험 요소를 찾고 있는 가운데 식습관이 미치는 영향도 주요 관심사로 부각되고 있다.자료사진특히 견과류, 해산물, 올리브오일, 채소 등으로 대표되는 지중해식단은 심혈관질환, 대사증후군뿐 아니라 인지 능력 개선에도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온 바 있다.연구진은 식습관이 치매 발병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기 위해 스웨덴에서 진행된 인구 기반 말뫼 식생활 및 암 연구 스터디를 분석했다.1923~1950년에 태어나 말뫼에 살고 있는 비 치매인 등 총 3만 446명 중 7일 식생활 일지, 상세한 식생활 빈도 등 식이 데이터를 가진 2만 8025명을 대상으로 모든 원인 치매, 알츠하이머(AD) 또는 혈관성 치매 발생률을 비교했다.2차 평가 변수는 뇌척수액(CSF) Aβ42(n=738)를 사용해 측정된 뇌 단백질 아밀로이드 베타(Aβ)의 축적 여부였다.콕스 비례 위험 모델을 통해 식단과 치매 발병 위험 사이의 연관성을 조사했고, 인구통계, 흡연, 신체 활동 및 음주 등의 변수를 조정했다.치매가 없는 성인 2만 8025명(여성 61%, 평균 연령 58세)을 기준으로 20년 이상 추적한 결과 총 1943명(6.9%)이 치매 진단을 받았다는데 기존의 식이요법 권장사항을 준수한 경우 모든 원인 치매 발병 위험(HR)은 0.93, AD는 1.03, 혈관성 치매는 0.93으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위험 감소는 없었다.지중해 식단을 고수하는 것 역시 비슷했다. 모든 원인 치매의 발병 위험은 0.93, AD는 0.90, 혈관성 치매는 1.00으로 발병 위험을 낮추지 못했다.5년 이내에 치매에 걸린 참가자나 당뇨병을 앓고 있는 참가자를 제외한 경우에도 경향성은 같았다.연구진은 "이 20년 추적 연구에서 기존의 식이 권장 사항이나 수정된 지중해 식단 모두 모든 원인 치매, 알츠하이머병, 혈관성 치매 발병 위험 감소와 유의한 연관성이 없었다"며 "단일적인 요소로서의 식단은 인지에 충분한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있지만, 다양한 다른 요소들과 함께 포함된 하나의 요소로 간주될 가능성은 있다"고 결론내렸다.
2022-10-18 12:03:14학술

성큼 다가온 재택 전자약…삼성서울, 뇌졸중 환자 효과 입증

메디칼타임즈=이지현 기자삼성서울병원 김연희 교수팀이 뇌졸중 환자를 상대로 재택 전자약 치료효과를 입증했다.뇌졸중 환자들은 인지 능력 저하, 우울증, 실어 등 다양한 후유증 극복을 위해 입원 치료를 받는다. 이는 치료장비 때문.특히 '경두개 직류자극 전자약'은 중증 인지장애 환자들에게 효과적이지만 입원 중에만 사용할 수 있어 제한적이었다. 경두개 직류자극은 환자 머리에 전극을 붙여 전류를 이용한 뇌 자극으로 치료를 진행한다. 이 치료법 역시 전문치료사가 장비를 제어해야 하기에 주로 입원 치료로 진행해왔다.김연희 교수가 전자약 치료를 지도하는 모습. 하지만 삼성서울병원 재활의학과 김연희 교수팀은 공간적 제한을 없애기 위해 '온라인 원격 감시'를 통한 경두개 직류자극 전자약 재택 치료를 시도했다. 퇴원 후에도 환자들이 효과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연구팀은 인지 장애가 있는 만성 뇌졸중 환자 26명을 무작위로, 진짜 경두개 직류자극 전자약 사용 그룹과 가짜 경두개 직류자극 전자약 사용 그룹으로 나누어 한 달간 관찰했다. 환자들은 하루 30분씩 매주 5번, 전자약 치료를 시행했고 컴퓨터 기반 인지 훈련 치료도 함께 진행했다.환자들은 재택 치료 전 경두개 직류자극 전자약 사용법에 대해 사전 교육을 받았다. 하지만 치료 시간과 강도 등 전자약 장비 조정은 전문치료사들이 '온라인 원격 감시'를 통해 진행했고 환자들은 임의로 장비 설정 변경이 불가했다.치료 효과는 한국판 몬트리올 인지평가(K-MoCA)에서 진짜 전자약과 인지 훈련 치료를 병행한 그룹의 인지 기능 점수가 향상 되어 유의미한 결과를 보였다. 가짜 전자약 사용 그룹은 치료 전 후 점수 차이가 거의 없었다.진짜 전자약 사용 그룹 내에서 중증 인지장애 환자들은 최대 점수 기준 전자약 사용 전(13점)보다 사용 한 달 후(17점) 인지 기능 점수가 약 30% 향상됐다. 좌 뇌병변이 있는 환자들도 약 16% 점수가 상승했다.김연희 교수는 "앞으로 재활 치료가 나아갈 방향은 물리적 제약을 극복하고 병원 밖에서도 꾸준한 치료를 이어나가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그는 이어 "이번 연구를 통해 '원격 감시 하에 진행한 전자약 치료'가 실제 효과를 보였을 뿐 아니라 부작용도 발견되지 않아 안전성도 함께 확인했다"며 "물리적 공간 제약을 극복하고 일상속에서도 효과적인 재활 치료를 이어나갈 수 있도록 연구를 이어 나가겠다"고 전했다.한편,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Stroke> (IF 10.17/2022년 기준) 최근호에 게재됐다.
2022-10-14 12:14:44병·의원

전기 자극 요법 활용성 높아질까…적용 분야 연구↑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국내에서 최근 경두개직류자극(Transcranial direct current stimulation, tDCS)이 우울증에 대한 비급여 수가로 병원 처방이 가능해진 가운데 전기 자극을 활용한 비침습적 치료기법의 향방을 가늠할 주요 연구들이 축적되고 있다.성인의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개선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에 이어 파킨슨병 환자의 운동 기능 향상까지 다양한 적용 가능 분야에 대한 연구가 불붙고 있다.비침습적인 전기 신경 자극 요법으로는 tDCS, tACS(경두개교류자극) 및 taVNS(경두개귀신경자극) 등이 꼽힌다.tDCS는 두피에 놓인 두 개 이상의 전극을 통해 약한 직류 전기를 적용하는 자극 요법 중 하나다. taVNS는 두피 대신 귓바퀴에 전기적 자극을 줘 노르아드레날린 신경 전달 증가를 촉진한다.국내에서 상용화된 tDCS 방식 재택용 우울증 전자약 마인드스팀먼저 taVNS가 파킨슨병 환자의 운동 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새 연구 결과가 국제 파킨슨병운동장애 연례회의에서 25일 발표됐다.귓바퀴를 통한 전기 자극은 주 신경을 거쳐 뇌의 구조로 이어지는데 이 구조에는 해마, 시상, 그리고 전전두엽 피질 등이 포함된다. 연구진은 동물실험에서 움직임 개선이 관찰됐다는 점에 착안, 실제 파킨슨병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을 진행했다.임상은 30명의 경도~중등도 비변성 파킨슨병 환자를 대상으로 2주간에 걸쳐 10회 1시간 씩 taVNS 자극을 줬다.주요 연구 종말점은 통합파킨슨병척도(MDS-UPDRS III)의 변화였다.분석 결과 자극을 주지 않은 그룹 중 4명이, 자극을 준 그룹 중 8명이 임상적으로 유의미한 MDS-UPDRS III의 3점 개선이 관찰됐다.가장 개선된 증상은 운동완만증이었고, 그 다음이 떨림이었다. 다만 2차 분석 결과 언어적 유창성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나타났는데 이는 taVNS 자극을 준 그룹에서 저하된 결과가 관찰됐다.연구진은 "taVNS는 피험자에서 전반에서 잘 수용됐다"며 "taVNS와 관련된 강화된 도파민 및 노르아드레날린이 운동 능력 개선을 유도하는 동시에 인지 능력 감소를 유발했을 가능성이 있어 taVNS 시행 수 및 전체 치료 기간을 늘리는 향후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한편 tDCS가 약물을 복용하지 않는 복용하지 않는 ADHD 환자의 주의력 향상에 도움을 준다는 새 연구 결과도 나왔다.tDCS에 의해 유도되는 신경 조절 효과는 신경계에서 유도된 전기장에 따라 달라지며 자극 장치에 연결된 둘 이상의 전극에 의해 유도된다.유럽 전문가 패널이 tDCS 사용 지침을 선제적으로 마련하면서 국내에서도 올해 초 사용 지침이 등장한 바 있다. 특히 유럽에선 뇌졸중, 중독, 편두통까지 적응증을 승인받아 임상에서 활발히 사용되고 있다.국제학술지 JAMA Psychiatry에 3일 게재된 연구(doi:10.1001/jamapsychiatry.2022.2055)는 64명의 ADHD 환자를 대상으로 4주 동안 매일 30분씩 자가 tDCS 적용 후 ADHD 자가 보고 척도(CASRS-I)의 변화를 살폈다.분석 결과 4주차 CASRS-I에서 측정한 평균 부주의 점수는 활성 tDCS 그룹에서 18.88, 모의 tDCS 그룹에서 23.63이었다.활성 tDCS 그룹의 환자 중 34.3%는 모의 tDCS 그룹의 6.2%에 비해 CASRS-I 점수가 30% 감소했다.이 효과는 ADHD에 대해 최초로 승인된 자극기인 삼차신경자극(TNS)에서 보고된 것과 비슷하고, ADHD 2차 치료제인 아토목세틴에서 보고된 효과와도 유사하다고 연구진은 밝혔다.이와 관련 김도훈 대한뇌자극학회 회장은 "tDCS는 국내에선 생소하지만 유럽에서는 광범위하게 승인받아 사용되고 있다"며 "많은 사람들이 임상에 참여해 좋은 결과가 나온다면 신뢰도와 활용도 모두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그는 "모든 환자가 전기 자극 방식의 전자약을 써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약에 대한 거부감 및 부작용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확실히 대안"이라며 "처방을 받아 집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전자약의 등장은 획기적인 일로 전자약은 소화의 과정이 없어 부작용 이슈가 적다는 점도 강점"이라고 덧붙였다.
2022-09-27 05:30:00학술

치매 신약 크레네주맙 '재실패'…아밀로이드 기전에 찬물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로슈와 제넨텍이 개발중인 알츠하이머병 신약 크레네주맙이 임상 2상 중간 분석에서 효용성 증명에 실패했다.CREAD 임상 3상에 실패한 이후 새로 설계한 API ADAD 임상 2상에서도 추가로 실패하면서 베타 아밀로이드 제거 기전의 다양한 신약 후보군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현지 시각으로 16일 제넨텍은 API ADAD 임상 2상의 중간분석 결과를 공개했다.크레네주맙은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 항체 신약이다. 알츠하이머 등 치매 환자의 뇌에서는 비정상적인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의 축적이 관찰된다.다양한 제약사들이 단백질 덩어리가 신경 독을 생성해 뇌의 인지 기능을 떨어뜨린다는 '아밀로이드 베타 가설'에 착안,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자료사진크레네주맙 임상은 상염색체 우성 알츠하이머병(ADAD) 환자를 대상으로 했다.조기 알츠하이머병 발병 가능성이 높은 E280A 돌연변이 보유자를 대상으로 한 이번 임상은 API-ADAD 종합 인지 점수 및 FCSRT(Free and Cued Selective Reminding Test)로 측정한 인지 능력 또는 기억 기능의 변화 속도를 평가했다.임상에는 252명이 등록해 94%가 연구를 완료했다. 참가자의 2/3가 44세 전후 알츠하이머병으로 인한 인지 장애를 일으키는 E280A 돌연변이를 가지고 있었다.참가자는 무작위로 배정돼 크레네주맙 또는 위약을 5~8년 동안 투여받았고 임상기간 동안 크레네주맙의 용량을 증량했다. 크레네주맙은 초기 2주마다 300mg을 피하 투여했고 2015년에는 2주마다 720mg로 증량, 2019년에는 4주마다 60mg/kg까지 증량하는 옵션을 참가자에게 제공했다.다양한 인지 측정 외에도 아밀로이드 PET 및 타우 PET을 평가했고 MRI 및 뇌척수액(CSF) 측정도 조사됐지만 분석 결과 크레네주맙 투약군은 위약군 대비 주요 연구 종말점 상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만들어내지 못했다.연구 기간 동안 크레네주맙에서 새로운 안전성 문제는 확인되지 않았다.제넨텍은 데이터에 대한 추가 분석이 진행을 진행중이다. 초기 데이터는 오는 8월 2일 알츠하이머협회 국제 회의(AAIC)에서 발표할 예정이다.2019년 크레네주맙은 CREAD 임상 3상에서 실패한 전력이 있다. 당시 임상 설계는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806명을 대상으로 105주간 신약 투약 후 위약과 임상 치매 척도(CDR-SB) 및 인지 평가 척도(ADAS-Cognition) 등을 비교했지만 중간 분석에서 실패한 바 있다.아밀로이드 베타 제거 기전 신약이 재차 실패하면서 아밀로이드를 타겟으로 한 다양한 신약 임상 후보군의 기대감에도 찬물을 끼얹었다. 아밀로이드 플라그 축적이 실제 치매 발병의 원인인지 인과관계가 불분명한 상황에서 치매 발병 기전에 대한 정립이 우선돼야 한다는 것.1년 전 미국 FDA 승인을 얻은 아두헬름(성분명 아두카누맙) 역시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 제거 및 감소 기전 신약이지만 상용화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전문가들이 실제 효과에 의문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석승한 원광의대 산본병원 신경과 교수는 "일부 기전을 타겟으로 한 신약 후보군들이 실제 임상 효과 증명에 실패한 사례가 나타나면서 치매 발병 기전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지고 있다"며 "과거엔 아밀로이드 베타 축적을 치매 발현의 원인으로 봤지만 최근엔 타우 단백질, 뇌혈관 병변 등 다양한 위험 인자들의 복합 관련성이 제기된다"고 덧붙였다.
2022-06-20 05:10:00학술
특집

의료계와 접점 찾는 메타버스...의료산업도 잰걸음

메디칼타임즈=의약학술팀|메디칼타임즈=의약학술팀| 3D 비전, 가상현실(VR), AR(증강현실), IoT(사물인터넷), 빅데이터, AI(인공지능), 블록체인, 5G, NFT 그리고 메타버스까지.이번엔 다를까? 확장가상세계를 뜻하는 메타버스(Metaverse)를 바라보는 시각은 양극단을 달린다. IT 기업은 물론 현대자동차, 나이키, 구찌와 같은 제조업, 패션업체 역시 메타버스에 뛰어들면서 메타버스는 더 이상 취사선택 가능한 옵션이 아닌, 시대의 흐름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SNS의 대장격인 페이스북마저 사명을 메타(Meta)로 바꾸는 모험을 감행한 것도 곁으로 다가온 메타버스의 위상을 실감케 한다.제약을 포함한 산업계는 물론 의학계도 메타버스와의 접점을 찾는 시도가 이뤄지고 있는 마당에 상용화 가능성에 대한 긍정론이 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니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평.무엇보다 시간, 공간이라는 제약을 뛰어넘어 현실 이상으로 경험의 폭을 넓혀준다는 점은 메타버스만의 장점으로 꼽힌다. 반면 매번 등장한 신기술들이 "이번엔 다르다"는 구호를 내걸었다는 점에서 이번 역시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것이란 회의론도 나온다. 메타버스라는 개념 자체가 추상적인 구호에 그칠 뿐더러 생산자 위주의 수요 창출 노력이 실제 소비자의 필요 수요로 이어질지도 미지수라는 것이다.과연 어떤 전망이 더 설득력이 있을까. 메타버스 상용화를 시도하고 있는 제약업계/의료기기 업계, 학술단체 사례를 통해 활용성과 한계에 대해 점검했다.▲메타버스와의 접점 찾기, 제약업계 선두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전 세계 모든 산업 분야에서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이 빠르게 이뤄지면서 보수적인 국내 보건‧의료 및 제약업계에서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다른 산업계와 마찬가지로 제약업계에도 메타버스 도입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는 것.코로나 대유행 장기화에 따른 여파로 과거 오프라인을 통해 진행했던 활동들을 메타버스를 활용, 비대면으로 전환하는 것으로 풀이된다.대표적인 사례를 꼽자면 제약사의 주 공략 대상인 의사를 상대로 메타버스를 도입한 비대면 영업‧마케팅 모델이다.코로나 대유행 장기화 상황에서 온라인을 통한 영업·마케팅 외에는 대안이 없어지자 최근 들어 제약사들은 비대면 영업‧마케팅을 경쟁적으로 도입하는 한편, 그 방법으로 메타버스를 활용하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보령제약은 온라인 플랫폼인 브릿지에 다양한 콘텐츠를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구성된 3D 가상공간 '비알 타운'을 만들고 메타버스로 다양한 가상 체험할 수 있도록 구현하겠다는 방침이다.보령제약 관계자는 "의사 대상 온라인 플랫폼 브릿지 내 가상공간 비알타운에서 '건물이나 지나다니는 차를 클릭'하는 방식으로 제품 정보를 볼 수 있고, 웨비나 및 웹심포지움 참석을 신청할 수 있는 등 게임적인 재미도 추가했다"며 "향후 다양한 가상체험이 가능한 메타버스 방식으로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또한 오프라인 형태 학술대회가 한계에 봉착하면서 온라인을 통한 학술대회 개최가 대세가 되는 상황에서도 메타버스를 접목한 모델이 새롭게 각광을 받고 있다.디지털을 활용한 온라인 학술대회에서 메타버스를 활용한 제약사 '부스'와 '세미나' 형태가 최근 대세로 굳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관련 업체들도 때 아닌 호황을 기대하고 있다.관련 시스템을 선보인 아이큐비아 측은 "최근 제약사들은 효과적으로 의사에게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 채널을 탐색하고 있다"며 "메타버스의 경우 작은 미팅에서부터 학술대회 등 대규모 행사까지 손쉽게 기획하고 운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평가했다.이 밖에 GC녹십자는 메타버스를 활용해 직원 대상 비대면 사내 교육을 진행하는 한편, 동아쏘시오홀딩스의 경우 스타트업 투자를 통해 메타버스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다. 디지털을 활용한 온라인 학술대회에서 메타버스를 활용한 제약사 '부스'와 '세미나' 형태가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사진은 MMK 커뮤니케이션스가 운영하는 '버츄얼 부스' 모습이다.지난해 서울대병원 원내 스타트업 1호로 알려진 메디컬아이피에 60억원의 지분을 투자했는데, 해당 기업은 디지털치료제를 포함해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메타버스 등 인공지능 플랫폼 등을 개발하고 있다.다만, 제약업계에서의 메타버스 활용은 아직까지 걸음마 단계로 이를 도입해 성공을 거뒀다고 평가를 내리기에는 시기상조라고 평가했다. 익명을 요구한 국내 제약사 임원은 "메타버스를 활용한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기술 을 의료지식과 접목해 약물치료가 쉽지 않은 우울증, 파킨슨 등의 중추신경계질환의 디지털 치료제 개발에 쓰이는 사례가 주목받고 있다"며 "하지만 아직까진 개발단계로 상용화가 이뤄질지는 두고 봐야 할 일"이라고 지적했다.이어 "결국 코로나 대유행이 장기화되면서 비대면 모델의 하나로 메타버스가 주목받는 것"이라며 "감염병의 긴 터널을 지나 대면일상을 회복할 때에도 이 같은 활용이 유효할지는 두고 봐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의료기기 업체들의 '핫 키워드' 등극의료산업 분야에서도 메타버스는 핫 키워드 중의 하나다. 의료계와 의학계가 메타버스와의 접목에 나서면서 산업에 대한 수요도 높아졌기 때문이다.이 분야에서 가장 앞서나가는 기업은 역시 메디컬아이피다. 메디컬아이피는 의료 인공지능(AI) 기업으로 CT와 MRI 등 의료 영상 데이터에서 해부학 구조물을 분할(Segmentation)하는 원천 기술을 통해 실제 환자의 의료 영상 데이터에 담긴 인체 정보를 가상, 증강 현실로 보여주는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특히 이러한 기술을 통해 환자의 장기를 메타버스 상에서 구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는 상황. 인체의 모든 장기가 3차원 가상 세계로 구현되는 이유다.실제로 이를 통해 메디컬아이피는 이미 서울대 의과대학 커리큘럼에 메타버스를 구현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해당 강의는 선택 교과로 해부 신체 구조의 3D영상 소프트웨어·3D프린팅 기술 활용 연구 및 실습으로 구성되며 총 4주차 과정에 메타버스를 통해 진행된다.이를 통해 의대생들은 수술이 필요하거나 재수술이 필요한 환자의 실제 데이터를 토대로 해부학 구조물을 직접 분할 및 추출하고 이를 가공해 웹 환경에 직접 업로드하는 과정을 진행한다.이후 업로드 데이터를 토대로 VR, AR, 3D프린팅 콘텐츠를 제작 및 체험하고 토론함으로써 환자의 3차원 콘텐츠가 메타버스에서 어떻게 구현되고 활용될 수 있는지 습득하게 된다.메디컬아이피 박상준 대표는 "현재 카데바(기증 시신)를 활용한 해부학 실습 교육은 경제적인 부분은 물론 윤리적 한계를 지니고 있었다"며 "메디컬아이피의 메타버스 시스템을 활용한다면 진단과 모의 수술 경험을 3차원으로 진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대 교육에 새로운 패러다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이러한 실적을 기반으로 메디컬아이피는 세계 최대 영상의학회인 북미영상의학회(RSNA 2021)에서 글로벌 시장에 최초의 의료 메타버스를 선보여 주목을 받았다.또한 이번 학회에서 메디컬아이피는 AI 영상 분할에 기반한 메타버스, 3D프린팅으로 실현하는 환자중심 영상의학으로의 발전(AI Image Segmentation-driven AI Innovations, the High-throughput Metaverse, and 3D Printing : Working toward the Goal of Patient-centered Radiology)에 대한 주제 발표도 진행해 눈길을 끌었다.박상준 대표는 "메디컬아이피의 3D 모델링은 물론 가상 현실과 연계한 디지털 트윈 기술, 메타버스는 이미 의대생의 교육은 물론 의료진의 모의 수술과 수술 계획에 활용되고 있다"며 "모든 환자의 의료 데이터를 메타버스에서 구현해 개인 맞춤형 수술과 치료에 앞장설 것"이라고 전했다.이외에도 의료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메타버스를 표방하는 기업들도 늘고 있는 추세다. 바야흐로 의료산업에서도 메타버스 열풍이 불고 있는 셈이다.메타버스를 기반으로 하는 의료 시뮬레이션 개발 기업 뉴베이스가 대표적인 사례다. 뉴베이스가 개발한 뷰라보는 응급 처치 훈련부터 개인보호구 착탈의, 신경계 사정, 재난 중증도분류, 투약 시뮬레이션 등 의료 현장에 필수적인 실습 훈련을 메타버스 안에서 체험할 수 있는 시뮬레이션이다.가상 공간에서 직접 디지털 환자를 치료하면서 계속해서 반복 학습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도구로 주목받고 있는 기술.뷰라보는 실제로 이미 전국 의료기관, 소방서, 대학교, 보건소 등에서 5000명 이상의 의료진 시뮬레이션 교육에 활용되고 있는 상태다.뉴베이스 박선영 대표는 "뷰라보를 활용한다면 실습 중 감염이나 의료 사고 등의 위험없이 충분한 반복 학습을 통해 중증 환자 처치에 대한 실습을 진행할 수 있다"며 "또한 일체의 의료 소모품이 필요하지 않다는 점에서 경제적인 부분에도 기여한다"고 설명했다. 메디컬아이피와 서울대 의과대학은 의대 커리큘럼에 AI 의료영상 3차원 분석 기술과 해부학 VR·AR 기술을 접목해 메타버스를 구현, 이를 의대 수업에 활용한다고 밝힌 바 있다.룩시드랩스는 메타버스 내에서 인지 기능 개선 훈련을 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어 대학병원 등과 헙업하며 고도화를 진행중에 있다.이 서비스를 활용하면 뇌파와 심박 상태를 확인하는 것은 물론 인지 능력에 대한 시험이 가능하며 여기서 위험군으로 판정될 경우 지역내 의료기관 등과 자동으로 연계돼 위험을 방지한다.이미 룩시드랩스는 부산대병원과 함께 부산시내 치매안심센터에서 노령 인구 100명을 대상으로 실증 작업을 끝낸 상태. 이를 기반으로 상용화 기반 마련에 주력하고 있다.이외에 서지컬마인드도 메타버스에 주력하고 있는 기업 중 하나다. 서지컬마인드는 가상 현실을 통해 각종 수술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할 수 있는 기기를 고도화하고 있는 상황.서지칼마인드 김일 대표는 "전통적인 술기 교육보다 시뮬레이터에 기반한 교육이 2.7배 이상 효과적이라는 보고가 있을 만큼 집중력 향상에 매우 효과적이라는 것이 증명됐다"고 말했다.이어 그는 "메타버스와 같이 많은 인원이 시간과 공간을 공유하기 위한 핵심 기술들이 지속적으로 개발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러한 기술들은 현재 교육 등에 활용되고 있지만 이제는 환자에게 직접 다가가는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밝혔다.▲당뇨병학회 첫 이정표…메타버스 학술 강연 시대올까?산업계와 달리 아직 의학계에서의 메타버스 접목 시도는 그리 활발한 편은 아니지만 첫 접점은 대한당뇨병학회가 마련했다. 10월 온라인 방식으로 개최된 당뇨병학회 연례 국제학술대회(ICDM 2021)에서 메타버스 전시장을 개설한 것.메타버스 전시장은 온라인 방식 학술대회의 단점으로 꼽힌 제약사 전시장의 일방향적인 정보 전달 체계를 개선, 가상 캐릭터를 통해 전시장을 돌아다니며 각 부스 담당자와 실시간 대화 및 채팅이 가능하도록 꾸며 참여 및 호응을 유도했다.코로나19 팬데믹으로 오프라인 학술대회 개최가 어려워지자 대다수 학회는 온라인 학술대회 개최로 활로를 개척했다. 문제는 온라인 방식이 실제 오프라인과 같은 효용을 제공하지는 못했다는 점.문준성 당뇨병학회 학술위원회 간사는 "코로나19 상황에서 많은 학회들이 온라인 방식 학술대회를 처음 경험했다"며 "온라인 방식 학회도 제약사 부스를 만들어 제공했지만 각 업체 배너만 달아 텍스트 설명문을 제공하는 게 전부여서 당장 본인 조차 흥미를 가지고 살피게 되진 않았다"고 말했다.그는 "온라인 학술대회가 장기화되면서 후원 제약사와 참석 회원들 모두 쌍방향 소통에 대한 욕구가 있다는 걸 알게 됐다"며 "이에 서로 원활히 소통할 수 있는 구조로 메타버스 전시장을 기획하게 됐다"고 덧붙였다.학회가 마련한 메타버스 전시장에는 대웅제약, 동아ST, 유한, LG화학, JW중외제약 등 국내 제약사뿐 아니라 MSD, 릴리, 아스트라제네카 등 다국적제약사가 총 15개의 부스를 꾸렸다.전시장에 접속하면 위에서 내려다보는 시점으로 가상의 캐릭터를 이동시켜 각 제약사 부스를 방문할 수 있고 업체 소속 캐릭터(직원)들과 음성 및 문자로 대화가 가능하게 꾸몄다. 캐릭터를 통해 맵을 탐색하는 RPG 게임을 연상하면 쉽다.문 간사는 "메타버스의 장점은 접속한 모든 캐릭터를 자신의 의도에 따라 움직이게 해 일체감을 갖게 한다는 점"이라며 "이는 텍스트 위주의 일방적인 정보 전달이 아니기 때문에 참여자의 몰입감과 호응을 이끌어내는 장점이 있다"고 강조했다.그는 "학회 임원들이 모여 메타버스 공간에서 회의도 하고 각 임원 캐릭터들이 나서 회원들 안내도 했다"며 "특히 30~40대의 조교수, 전임의, 전공의들에서 호응이 좋았는데 메타버스 접속 인증샷 이벤트에서도 주로 젊은층의 반응이 뜨거웠다"고 밝혔다.당장은 메타버스 공간의 구현 및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이벤트에 그쳤지만 기술이 축적되면 학술대회 현장을 메타버스로 구현할 가능성도 있다. 무엇보다 온라인 학회의 단점으로 꼽히는 양방향 소통과 친목의 요소가 메타버스에선 실현될 수 있기 때문이다.문 간사는 "첫 접목 시도이기 때문에 가장 단순한 형태로 메타버스를 구현했지만 특별한 기술적 문제를 발견하진 못해 자신감을 얻었다"며 "향후 기술이 고도화되고 참여자들의 수요가 증가하면 학술대회 강연을 메타버스로 구현하는 일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그는 "다만 컨텐츠에 알맞는 메타버스 환경의 구현이 가장 중요한 요소"라며 "사이월드의 단순화된 미니미같은 캐릭터는 메타버스 전시장에는 어울리지만 강연 공간에서는 산만해 보일 수 있어 최적의 접점을 찾는 것이 관건"이라고 제시했다.▲왜 메타버스인가? "존재 당위성 증명해야"장미빛 미래를 언급하는 것과 달리 부정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과거 실생활을 바꿀 신기술로 꼽히던 주자들이 존재 가치를 증명하지 못하거나 아직도 연구 단계에 머무는 등 실제적인 수요 및 효용 증명에는 실패한 사례가 적지 않기 때문. 당장 가상화폐 중심의 블록체인만 해도 결제 시스템을 대체할 파급력을 선보이지 못한 채 수 년째 잠재력만 확인하는 단계에 머물고 있다. 당뇨병학회가 마련한 메타버스 전시장 모습. 가상 캐릭터를 통해 원하는 부스로 이동 및 소통을 할 수 있다.축적되는 디지털 치료제 및 원격의료의 효용성 관련 연구와 달리 학술적인 영역에서 메타버스의 활용성을 고찰한 연구는 거의 전무한 실정이다. 의학계 논문 검색 사이트 펍메드(Pubmed)에 등록된 메타버스 관련 연구는 지난달 13일 등록된 '메타버스의 교육적 응용, 가능성과 한계' 한편에 그치고 있다.연구진은 4가지 메타버스 유형의 특징, 교육적 응용 가능성, 유형에 따른 복합적 특성, 교육적 적용을 위한 잠재력과 한계에 대해 기술하고 있다. 앞서 메타버스를 경험한 다양한 의료진들이 언급하듯 창작과 공유를 위한 높은 자유도, 몰입감 있는 경험 부분에선 높은 점수를 줬지만, 대면 진료 대 비대면 진료와 같이 과연 메타버스를 활용했을 때의 더 나은 효용 측면에서의 비교 탐색은 부족한 실정이다.실제로 3D 글래스를 활용한 영화 아바타의 전세계적인 흥행 이후 3D 비전이나 VR 시스템이 곧 임상 교육 현장을 바꿀 것으로 예견됐지만 여전히 수련 시스템은 수술방 참관과 같은 현실 기반 시스템으로 운용되고 있다.내분비학회 A 교수는 "늘 신기술은 '이번엔 다르다', '현실을 바꿀 기술'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나타나지만 실제 생활을 바꿀 정도의 파급력은 없었다"며 "과거에도 VR을 통한 수술방 체험과 같은 1회성 이벤트는 계속 있어 왔다"고 말했다.그는 "따라서 메타버스가 인터넷 포털처럼 플랫폼이 되기 위해선 임상 실습이나 교육 현장에서 왜, 어떻게 메타버스가 더 효용이 있는지 증명해야 한다"며 "메타버스가 의료계에 뿌리를 내리려면 메타버스가 아니면 안 된다는 그런 수요가 의료진, 의대생, 교수들로부터 나와야 하는데 아직 메타버스가 무엇인지 개념도 정립되지 않은 상태"라고 지적했다.인간의 손으로는 하기 힘든 미세 술기에 대한 수요가 로봇수술이라는 기술로 발현된 것처럼 메타버스가 아니면 안 되는 그런 수요가 있어야만 플랫폼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는 것. 이런 기반이 없이는 그간 소리없이 사라진 다양한 신기술처럼 메타버스도 1회성 이벤트로 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그는 "각 상급종합병원에서 메타버스 병원을 구축하고는 있지만 큰 비용이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단순한 홍보 용도로 시도해보는 것으로 보인다"며 "메타버스가 임상 현장에서 활용도가 높다고는 하지만 수술방에서 직접 체험하는 참관 대비 메타버스가 더 나은 가치와 효용이 있다고는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규제과학의 측면에서도 아직 넘어야할 산이 많다. 무엇보다 의료진-환자와의 소통 측면이 원격의료의 한 방안으로 해석될 소지가 크다. 이는 의료계의 메타버스 생태계 조성을 위해서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다.손여원 FDC규제과학회 회장은 "산업계에서 메타버스 접목 시도를 하고 있지만 성공적인 상용 사례들이 더 축적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기반 위에서 의료계나 의학계에서 어디까지 메타버스를 활용할 수 있고 법적 테두리는 어디까지 설정해야 하는지와 같은 구체적인 논의가 진행될 수 있다"고 말했다.그는 "사실 지금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것이 메타버스라고 설명할 정도로 개념이 정립된 것도 아니"라며 "지금은 메타버스가 태동하는 단계로 벌써부터 메타버스 생태계 조성을 위한 규제적 측면에서의 지원을 논하기는 이른 감이 있다"고 지적했다.그는 "디지털 치료제를 위한 규제 방안을 최근 학술대회 주제로 올려 논의한 바 있다"며 "디지털 치료제는 이미 임상단계 및 상용화 단계에 접어든 실체이지만 메타버스는 개념의 단계에 머무르고 있어 학회에서 중심 주제로 논의하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2022-01-05 05:45:59제약·바이오

의대생이 소개하는 '혁신적' 기술 가진 스타트업

메디칼타임즈=양예지 지금 우리는 4차산업혁명 시대에 살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이란 정보통신기술의 융합으로 이루어지는 차세대 산업혁명으로, 빅 데이터 분석, 인공지능, 로봇공학, 사물인터넷, 무인 운송 수단(무인 항공기, 무인 자동차), 3차원 인쇄, 나노 기술의 7가지 영역의 기술 발전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의료계에서도 인공지능과 빅데이터와 관련한 여러 신기술과 스타트업이 등장하고 있다. 특히 질병의 조기진단과 치료의 개인화를 목표로 하는 기술이 개발되고 있으며, 이번 기회를 통해 이러한 혁신적인 기술을 선보이는 국내 스타트업 3곳을 소개하고자 한다. 우선 치매 조기진단 및 개인 맞춤형 치료와 관리방안을 제공해주는 '세븐포인트원'이 있다. 치매환자들은 증상이 나타난 이후 병원을 방문해 검사한 후 진단되었기 때문에 질병이 상당히 진행된 뒤 경우가 많았다. 세븐포인트원은 3분 이내에 식물 또는 동물 이름을 생각나는대로 말하게 하여 치매를 조기에 발견하는 솔루션 '알츠윈(Alzwin)'을 개발해 치매 선별검사의 접근성을 높였다. 이용자가 생각나는 대로 이름을 말하면 알츠윈은 음성인식을 통해 뇌 영역과 기능별 능력을 세세하게 분석하고, 50대 이상 특화 음성인식 알고리즘을 통해 기존의 범용 알고리즘보다 더 정확한 진단을 내린다. 이로써 치매가 진단되면, 세븐포인트원은 VR 콘텐츠 솔루션 '센텐츠(Sentents)'를 통해 이용자에게 익숙한 예전 기억을 사용한다. 기억 회상 및 심리 안정 기법을 통해 뇌를 자극한 후 상담과 미술치료 등 여러 활동을 병행하며 인지 능력을 개선하는 방식이다. 기존의 치매 케어 프로그램은 개인에 맞지 않는 난이도의 경우 이용률이 저하되고 치료 효과가 불분명하였던 점에 반해서, 프로그램 시범 제공 결과, 인지기능과 행복지수의 개선과 환자의 높은 치료 만족도를 확인할 수 있었다. 뇌와 신경세포에 미세전류 자극을 전달하여 질병을 치료하는 전자약을 개발하고 있는 스타트업 '뉴아인(Nueyene)'은 국내 최초 전자약 연구/개발 전문 회사로, 생체신호를 모방한 물리적 신호를 홍채를 통해 전달하여 비침습적으로 질환과 관련된 신경과 조직에 원활한 재생과 작동을 유도한다. 개발되고 있는 웨어러블 헬스케어 기기 '셀리나(Cellena)'는 이러한 미세전류 자극을 통하여 눈의 피로함을 해소하고, 최근 임상시험계획이 승인된 'RTN_001' 미세전류 자극기는 녹내장 환자의 안구 주변에 경피적으로 정전류 펄스 전기자극을 가하여 시신경 손상의 치료를 유도한다. 이마와 광대 부위 피부 상에 전기 자극을 가하면 전극 사이의 자극 전류가 안구의 표면을 따라 망막까지 전달되고, 망막의 수용체에서 감지된 자극에 대한 신경 신호는 시각전달 경로를 따라 일차 시각피질까지 도달한다. '메디웨일(MediWhale)'은 인공지능으로 MRI를 분석해 병을 조기 진단하는 등 딥러닝을 의료분야에 적용하기 위한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인공지능을 통해 간단한 눈 검사로 심혈관 위험을 평가하는 AI 소프트웨어 의료기기 '닥터눈(DrNoon for CVD)'은 국내 8호 혁신의료기기로 지정됐고, 작년 5월 유럽 의료기기 인증을 받았다. 닥터눈은 관상동맥석회화지수를 CT로 분석해야 하는 한계점을 극복하기 위해 망막 카메라를 통한 안저촬영으로 심혈관 위험도를 평가한다. 망막카메라는 크기가 작고 저렴하며 촬영 시간도 30초 남짓으로 간편하여 CT촬영이 어려운 1차 의료기관 혹은 개발도상국에서도 심혈관질환 위험도를 효과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이처럼 다양한 기술이 개발되어 질병의 접근방식과 치료에 대해서도 앞으로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특히 개인적으로 희귀 난치성질환과 유전질환의 효과적인 치료 개발과 의료접근성 개선이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희귀난치성 질환은 표본 수가 적어 연구하기 어렵고 치료근거도 부족하다. 특히 동물모델을 만들기 어려운 질병은 치료 후보물질을 선별하는 것조차 어렵다. 인공지능과 딥러닝을 활용한다면 여러 의료데이터를 안전하게 수집하거나, 더 많은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를 할 수 있어 효과적인 치료가 개발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유전질환이나 선천적인 장애의 경우, 유전자 단위의 문제이므로 현재 임상에서는 근치적 치료가 어렵고 재활 치료가 주를 이룬다. 빅데이터 기술로 유전자를 분석하고, 나노기술로 이를 교정하기 위한 치료제가 개발된다면 환자와 보호자의 삶의 질이 크게 개선될 것이다. 또한 간편하고 개별화된 진단과 치료를 통해 더욱 많은 사람에게 병원 방문의 부담을 줄이고, 발병 전 혹은 초기 단계에 질병을 선별하여 의료비용을 감소시킬 수 있기를 바란다.
2021-11-22 05:45:50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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